[영화 리뷰] 그때의 그 사람들

[영화 리뷰] 그때의 그 사람들

그때 그 사람들 감독 임상수 출연했던 석규, 백윤식 개봉 2005.02.03.

남산의 부장들처럼 1026 사태를 다뤘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두고 이렇게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결이 다르다. 김지은 감독의 초기 작품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소재가 소재인 만큼 뭐라고 평하기 어렵지만 남산 부장들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등장인물을 보면 조연 비중이 크다. 남산 부장들에서는 중앙정보부장 이병헌이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이곳에서는 실제로 10월 26일 김재규를 도운 핵심 인물인 박성호 의전과장(한석규)이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백윤식이 중앙정보부장 역을 맡았는데, ‘내부자들'(2015) 이강희처럼 여우 같은 면이 있는 인물로 나온다. 중앙정보부장 비서실장인 박흥주 대령(김응수)의 존재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영화로 재현한 1979년 서울 광화문 일대 풍경도 눈여겨볼 만하다. 야간 통행 금지 조치를 위해 들판 같은 사직로를 달리는 한석규의 차량을 부감으로 보여준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자정이 되면 거리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육군참모총장을 몰라 귀찮아하는 육군본부 전초소 헌병(홍록기)의 초조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