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물리, 불가능에 종지부를 찍는 저자:김영태 1700년 초 뉴턴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물리학은 끝났다. 더 이상 연구할 게 없다!” 그러나 현대 물리가 태동한 뒤 세상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우주를 날아다니는 우주선과 인공위성, GPS 등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이론과 발명품을 탄생시켰다.초등학교 과학시간, 별의 색깔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몇몇 보이지 않는 별들은 육안으로는 그 색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때까지 불이라면 빨간색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는 파란 별이 빨간 별보다, 그리고 하얀 별이 파란 별보다 온도가 높은 별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라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우리는 대개 ‘뜨거운 것’ 하면 불을 떠올리고, ‘불’하면 붉게 흔들리는 형상이 떠오른다. 옛날 옛적 별을 관찰하며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얀 별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다가가서 만지거나 온도를 잴 수도 없었을 텐데 만져도 어느 쪽이 뜨거운지 느낄 여력도 없겠지만.고온의 물체가 빛을 내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흑체복사라고 부른다. 복사란 외부로 빛(를 포함한 전자파)을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매우 뜨거운 물체의 온도를 잴 때 광온도계라는 계기를 사용하는데, 이 역시 흑체 복사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물체가 방출하는 전자파 스펙트럼을 관측하여 물체의 온도를 알아보는 것이다.이런 흑체 복사는 별의 온도를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별이 내는 빛도 흑체 복사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 백색별의 온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청색, 황색, 적색 순이라는 것이다.어렸을 때 형과 함께 영화 해리포터를 본 적이 있다. 영화에서 보면 해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투명 망토를 받는다. 그 망토를 쓰면 몸이 투명해져 주위 사람 몰래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가?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답은 아니다였다. 그러나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마법 같은 일은 현실이 되고 있다. 보통 물질로는 몸을 투명하게 만들 수 없지만 자연에 없는 인공적인 물질인 양자 메타물질이 개발되면서 투명 망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전장의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투명망토를 실용화해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양자 메타물질은 오래된 광학과 최근 나노과학이 결합해 개발된 새로운 물질이다. 둘 이상의 나노구조를 적절히 배열해 자연스럽게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성질을 띠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물과 같은 보통 물질은 양의 굴절률을 갖지만 양자 메타물질은 음의 굴절률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양자 메타물질로 망토를 만들면 빛이 망토 주위로 돌아가 망토 안이 아닌 뒷배경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사물함 짐을 두 손 가득 들고 집에 가는 것이다. 땀은 비오듯 흐르고 뜨거운 열기에 가려 꽉 막혔고 짐이 가득 담긴 가방은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 그럴 때면 순간이동, 예를 들어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란다.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아인슈타인은 물체가 운동할 때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으로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이것이 뉴턴의 운동 법칙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물체의 질량도 시간과 공간처럼 물체의 운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만약 광속 90%에 해당하는 속도로 이동한다면 모든 사물의 무게도 더 무거워지는데 예를 들어 약 14g에 불과했던 손목시계의 무게는 거의 36t에 육박할 것이다. 하물며 빛의 속도에 도달하는 순간 내 몸과 짐의 무게는 무한히 무거워진다. 그리고 내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이동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수업시간에 블랙홀에 대해 배웠는데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커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전에 본 <메가 마인드>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살던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주인공의 부모가 아기를 캡슐에 실어 지구로 쏘아 올리면서 시작된다. 그 영화를 본 나는 처음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은 나에게 무서운 공포로 다가왔다. 이 거대한 지구가 한순간 뿌리째 암흑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게,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 두려워 울었다. 말한 대로 블랙홀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는 블랙홀에 접근해 빨려 들어가면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고 무서운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블랙홀은 빛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빛을 모두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직접 관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블랙홀을 관측하려면 간접적인 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블랙홀을 관측하는 방법 중 엑스레이를 이용하는 것이 있는데, 이 방법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근처에 있는 항성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때 방출하는 엑스레이를 이용해 관측하는 것이다. 혹은 주위 천체가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찍은 망원경 사진을 분석해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은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은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매일 24시간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수업시간의 5분은 30분인 것 같은데 휴일에 집에서 뒹굴뒹굴 때는 시간이 왜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는지 얄밉기만 하다. 이런 일상적인 예만으로도 상황에 따라 우리가 시간을 느끼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면 시간은 정말 누구에게나 똑같은 절대적인 것일까?중력은 우리에게 시공간이 얼마나 구부러져 있는지 알려준다. 중력이 클수록 시공간이 더 구부러져 있다. 이렇게 구부러진 시공간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과 공간이 우리 상식과는 매우 다르게 움직인다. 실제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작은 곳보다 큰 곳에서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시 말해 중력에 의한 시간 증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사람들은 시원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저층 아파트보다 고층 아파트를 선호한다. 또 같은 아파트라도 이왕이면 고층에 살고 싶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더 오래 살고 싶다면 고층보다는 저층에서 사는 것이 좋다. 30층짜리 아파트(바닥 높이 60m 가정)의 경우 1층 주택과 30층 주택의 시간이 1년에 0.2m(1000만분의 2초) 정도 차이가 난다. 물론 찰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저층집 사람들이 조금은 장수하는 셈이다.이처럼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매우 강한 곳에서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흐른다. 특히 블랙홀 근처는 빛도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매우 크다. 따라서 반드시 광속도처럼 빨리 가지 않더라도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 주위를 돌면 우주인의 시간은 매우 느려지고 지구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흐른다. 그래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블랙홀 주위를 비행하는 주인공이 걱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을 때 딸이 이미 죽은 것은 아닌지 걱정한 것이다.이처럼 시간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만 해도 말이죠.우리는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잘 듣고 낯설게 느낀다.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공기가 있기 때문이다. 소리가 공기를 진동시키면 그 진동이 우리 귀에 전해져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때는 조금 다르다. 공기 진동으로 전달되는 소리뿐만 아니라 대뇌로 이어진 청신경에 의해 직접 전달된 목소리도 함께 듣게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공기가 있으니까 소리가 들려.얼마 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흥미로운 실험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소리를 낸 휴대폰을 통 안에 넣고 전화를 걸면 전화벨 소리가 들리지만 통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면 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소리가 공기를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공기가 없는 우주로 나간다면 옆에서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전혀 들을 수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는 물론 내 말소리조차 들을 수 없으니 정말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한 달쯤 전 결핵검사를 위해 학교 앞에 버스가 한 대 왔었다. 버스 안으로 들어가 몸통만한 판자를 안고 있는데 잠시 후 오른쪽 화면에 내 뼈 사진이 나타났다. 잘 알다시피 우리는 X선을 이용해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신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됐다.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면, 1895년 처음 X선이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 사이에 X선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X선을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엑스레이 안경을 쓰면 사람의 나체가 보인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지면서 여성들이 외출을 삼가기도 했다고 한다.과학을 배우다 보면 가끔 머릿속이 어지러워. 우주의 신비라든가 생명의 신비라든가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끝이 없다고 느껴진다. 최근 빅뱅 이론에 관한 수업을 했는데 우주가 고온, 고압, 고밀도 상태의 작은 점에서 비롯됐다는 그런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태초의 우주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시간도 공간도 물질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는데, 애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온통 백지였을까? 깊은 어둠이었을까? 어느 쪽이든 그건 흰색과 검은색이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 있으면, 조금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솔직히 137억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우주가 얼마나 거대한지, 무한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독일 수학자 힐베르트는 무한 이외의 어떤 질문도 그토록 인간정신에 깊은 감동을 준다.